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 사업주와 운수 종사자를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18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2000년과 2014년·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강조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엿새째 이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조치다.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 대란으로 하루 약 3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시멘트 출하량은 성수기의 11% 수준으로 떨어져 건설 현장을 올스톱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철강·조선·자동차 등 국가 핵심 산업은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수출길이 막히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운행 중인 비노조원의 화물 차량에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드는 등 폭력적 양상을 보이는 점도 매우 우려스럽다.
화물연대는 이제라도 법에 명시된 대로 파업을 멈추고 즉각 업무에 복귀해 물류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정부는 운송 방해 및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면허정지뿐 아니라 면허취소와 손해배상 청구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시멘트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제 임기 중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고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부는 화물연대 측과 대화와 협상을 이어가되 불굴의 의지를 갖고 노사 관계에서 법치를 확실히 세우도록 해야 한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와 전국철도노조도 각각 30일과 다음 달 2일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조의 불법 파업에 엄정 대응함으로써 산업 현장에서 더 이상 ‘떼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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