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와 한 참호에서 전사해 70년간 함께 묻혀 있었던 6·25전쟁 참전 용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고(故) 김용일 이등중사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이달 21일 신원 확인 소식이 전해졌던 고 편귀만 하사와 같은 참호(개인호)에서 70년 동안 함께 있다가 발굴돼 연속으로 신원이 파악됐다.
발굴 당시 두 군인의 유해는 나란히 붙어 있었고 주변에서 M1 소총 등 유품 91점이 나왔다.
김 이등중사 유해는 참호에서 웅크린 자세로 가슴 부위에 팔을 모은 모습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머리뼈 위에 철모, 발뼈에는 전투화 밑창, 정강이뼈에는 고무링이 둘러매어져 있는 등 유품들이 생전 착용 위치를 유지한 모습이었다.
가슴에 모인 아래팔뼈 안쪽에서 고인 성명이 선명히 새겨진 인식표가 발견됨에 따라 신원을 특정하고 친손자의 유전자와 비교해 가족 관계를 확인했다. 편 하사 유해 역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함께 발견된 만년필에 새겨진 편 하사의 이름이 식별돼 신원이 특정됐다.
김 이등중사의 친손자인 김정덕 씨는 “아버지가 3세 때 할아버지가 입대하셔서 아버지도 기억에는 없으셨지만 할아버지를 매우 보고 싶어 하셨다”며 “손자인 제가 장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 이등중사의 신원 확인 통보 행사인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 부천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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