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다가오며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한 시민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패딩 70벌을 기부했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패딩 70벌 기부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제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제가 사는 지역에는 5000분이 넘는 어르신들이 혼자 사신다고 한다”며 “개인적으로 조금이나마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시라고 패딩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가진 의류와 신발을 패딩으로 바꾸기도 하고 깨끗한 것만 기탁받았다”며 “100벌을 목표로 모으고 있었는데, 날이 급격히 추워지면서 일단 70벌을 지역에 기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선행에 동참한 여러 시민들은 패딩과 함께 각종 영양제와 속옷, 치약 등 물품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드리라며 70만원이 넘는 고가의 새 패딩을 보내주신 분도 계신다”고 전했다.
A씨는 “어르신들이 열심히 일해주셔서 나라는 부강해졌지만, 상대적 빈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요 며칠 새 계속해서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 선택하는 사건들도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며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안 입는 옷, 물건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정말 필요한 물건일 수도 있다”며 “안 입으시는 철 지난 깨끗한 패딩은 주민센터나 복지관에 기탁하면 사회 취약계층에 전달돼 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패딩 나누기에 동참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패딩 수십 벌이 줄지어 놓여있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대단하시다”, “제가 다 감사하다. 복 받으시길 바란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아직 살 만한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아 A씨의 선행에 박수를 보냈다.
일부는 “기부는 돈이 최고다. 헌 옷은 쓰레기”, “어르신보다 아이들이 우선”이라며 A씨의 패딩 기부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저도 보육원에서 들어오는 후원물품을 입고 컸다. 헌옷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보시는 시각에 따라 헌옷일 수도 있으나 깨끗한 패딩만 모았다”라며 “아이들 위해서도 큰 이벤트 하나 준비했으니 기대해달라”고 답글을 남겼다.
한편 우리나라 노인 중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증가함에 따라 독거노인 인구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로 집계됐으며 이는 OECD 평균 13.5%(2019년 기준)의 약 3배다. 일찍부터 고령화를 경험해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가족이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지원자다. 때문에 독거노인은 노인인구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집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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