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응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노정(勞政)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 와중에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가 30일 인력 구조 조정 등에 반대하면서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코레일도 12월 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날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복합 경제 위기 속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으로 기업 활동이 멈추고 서민의 발이 묶이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더구나 화물연대 및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기름 공급이 끊긴 주유소가 속출하고 시멘트 공급 중단으로 건설 현장은 올스톱 위기로 치닫고 있다. 노조의 파업으로 기업이 어려워지면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
‘동투(冬鬪)’로 불리는 연쇄 총파업과 관련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정권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치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의 일탈에 상당수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포스코 양대 노조 중 하나인 포스코지회는 이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벌여 찬성 69.93%로 가결했다. 올 7월에는 대우조선해양 원청지회가 금속노조 탈퇴를 시도했다.
그동안 강성 노조가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하는 바람에 그 피해를 비정규직과 청년들이 떠안았다. 민주노총이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개선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떼법’으로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윤석열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병행하면서도 무엇보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노조의 불법행위 악순환부터 끊어내야 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처럼 과감하게 노동 개혁을 추진해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요즘 미국에서 철도노조 파업이 가시화되자 의회가 파업을 막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등 30년 만에 이례적 개입에 나선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노동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정부의 일관된 의지와 국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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