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11월 30일 자정 무렵 올해 노사 임금 협상을 최종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11월 30일 시작된 파업은 하루 만에 종료됐다. 파업에 참가한 교대 근무 인력 복귀 시점을 고려해 정상 운행은 1일 오전 5시 30분 첫 차부터 시작된다.
우선 지난해 9월 파업 위기를 앞두고 노사 간 이뤄진 합의에 따라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가 꾸준히 요구해온 안전 인력 충원 요구도 일부 수용했다. 지난해 극심한 재정난으로 인해 동결했던 임금은 2021년도 총인건비 대비 1.4% 인상하기로 했다.
사회적 참사 이후 안전 강화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직원과 시민이 안전한 지하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대책을 노사 공동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공사 재정난 극복을 위해 무임승차 손실 비용 국비 보전 법률안 개정에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러한 협상 결과는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해 서울시·공사가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공사 노사는 지난 9월부터 5번의 본교섭과 9번의 실무 교섭을 진행하면서 노사 간 합의점을 찾아 나섰지만 재정난 타개를 위해 정원 10%인 1500여 명을 감축하는 구조 조정 문제와 안전 인력 확충 문제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해 왔다. 앞서 지난달 29일 진행된 노사 협상에서 공사는 구조조정 시행 계획을 올해 유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가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 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의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돼 파업을 맞이했다.
필수 유지 업무 인력과 공사의 대체 인력 투입에 따라 출근시간대인 오전 6~9시 서울 지하철 운행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하지만 이날 퇴근 시간에는 평소 대비 열차 운행률이 85.7%로 떨어지며 주요 환승역을 비롯한 곳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노조는 이날 출정식을 열고 파업을 공식 선언하면서 노사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듯 했으나 대화가 이뤄졌고 오후 8시에 협상이 시작돼 결국 자정 무렵 최종 타결됐다.
김상범 공사 사장은 “단 하루긴 했지만 노사협상이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께 불편을 드린 점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신뢰받는 서울 지하철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명순필 공사 노조 위원장은 "최대 쟁점이었던 인력 감축에서 지난해 노사 특별 합의를 존중하기로 하면서 대승적인 타협이 가능했다"면서 "아울러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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