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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헨리 포드, 대량생산 시대를 열다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교수

1913년 12월 1일





올해 등록된 우리나라 자동차가 2500만 대를 넘었다. 국민 두 사람당 한 대꼴로 흔해진 게 자동차다. 웬만한 성인은 차 한 대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상황은 크게 달랐다. 초등학교 시절 새 학년이 될 때마다 가정 형편 조사가 있었다. ‘집에 자가용 있는 사람’이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손들었던 또래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자동차가 집집마다 들어오면서 우리 삶은 크게 바뀌었다. 조선시대 영남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까지 올 때 걸린 시간이 14일이었다. 왕복에는 꼬박 한 달이 걸렸다. 똑같은 길을 우리는 지금 하루에 오간다. 이 축지법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자동차다. 이 자동차 생산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은 사람이 헨리 포드다. 1921년 12월 1일 미국 미시간주 하일랜드 파크의 포드 자동차 공장에 새로운 설비가 설치됐다. 세계 최초의 이 이동식 조립 라인에서 T 모델로 불리는 자동차가 생산됐다. 후발 주자였던 포드는 1903년 자동차 공장을 설립할 때부터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채택했다. 일반 노동자가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 가격이 낮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가능에 가까운 이 판매정책이 T 모델로 현실화됐다. 야심가의 모험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했다. 단일 모델 생산과 이동식 조립 라인 도입이 초유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차 가격도 엄청나게 인하됐다. 차 한 대 생산에 걸리던 시간이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 시간 절감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했다. 차량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부품도 규격화해야만 했다. 작업 공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포드는 한 사람의 노동자에게 한 가지 일만 맡겼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했던 분업이 최대치에 도달한 것이다. 포드의 혁신은 선택과 집중 전략 때문에 가능했다. 선택과 집중은 기업가만의 덕목이 아니다. 성공을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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