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11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장연 활동가 11명을 기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와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송치된 11명의 대상자 별 범죄 일시와 행위가 달라 적용된 죄명은 모두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28명의 수사 대상자 중 24명에 대해 출석 조사가 이뤄졌으며 이후 순차적으로 송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박 위원장은 아직 출석하지 않았으며 계속 출석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벌여왔다. 활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도로를 점거하거나 열차 운행 등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서울교통공사는 박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들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도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등 전장연 관계자들을 업무방해와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경찰 출석 요구가 이어졌으나 전장연 활동가들은 혜화·용산·종로경찰서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지난 8월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남대문경찰서를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사건을 병합했다. 박 대표를 제외한 일부 전장연 활동가들은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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