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10년후. 1955년 12월 일본 정치인 나카소네 야스히로는 원자력 법안을 제안하며 원자력을 통해 일본이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후 일본은 에너지 자립의 꿈을 일본에서 찾는다. 하지만 50여년이 지난 2011년 3월, 15미터의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발전소를 침수시키고 일본은 대재앙에 휩싸인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전문가로 전작 ‘체르노빌’을 집필했던 저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단순히 지진과 쓰나미로 비롯된 천재지변이 아닌 일본이 만든 인재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일본 관료 사회에 깊숙이 자리한 관행 ‘아마쿠다리’(낙하산 인사)와 ‘가쿠바쓰’(학벌)이 원자력 발전소 관리에 구멍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후쿠시마 대참사 당시 간 나오토 총리를 보좌했던 원자력안전보안원장 데라사카 노부아키 역시 전문가가 아니었다. 2008년 발전소 앞 방파제의 높이를 15.7미터로 높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묵살되기도 했다.
저자는 탈원전이나 친원전, 한쪽을 옹호하지 않는다. 다만 원자력 발전의 길을 택했을 때 되풀이 되서는 안되는 실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탈원전에서 원자력 발전으로 돌아서고 있는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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