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들이 만찬을 가졌다는 보도를 두고 “이 만남을 유출시킨 목적은 ‘윤핵관들이 차기 당 대표는 알아서 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이런 메시지 아니냐”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윤 대통령 당무개입 논란’을 지적했다.
1일 김씨는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가게 되는 그 출발 지점이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당 대표로 뽑아야 되겠다 혹은 대표로 내세워야 되겠다는 의지를 관철하는 과정에서 이제 불협화음이 계속 생기는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김씨의 언급에 대해 전 최고위원은 “직업적 음모론”이라고 응수했다.
김씨는 “과거에 총재 시절은 몰라도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마음대로 구성하는 게 불가능한 게 이제 오늘날의 정당 정치”라면서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본인 의사로 꾸리려고 하는 의지가 강했고 그러면서 당과 불협화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불편했던 당정 관계에 대해 “‘옥새 들고 나르샤’가 등장하고 총선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면서 이를 “탄핵의 출발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 4인방과의 만찬에서 차기 당 대표를 의논했다는 소문을 겨냥, 박근혜 정부 당시 당정 사례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금 그래서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또 여러 가지 좋지 못한 볼썽사나운 꼴을 만들고 잘못되기를 바라고 계시냐”면서 “직업적 음모론”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해석을 하는 것이고 안 벌어졌기를 바라시는 게 그게 음모론”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뜻대로 당 대표가 당선될 수 있느냐’는 김씨의 질문에 “지난번 제가 전당대회 출마할 때 당원이 한 30만이었는데, 그 때에 비해서 지금 50만 명이 늘었다”며 “이분들의 표심을 그냥 당협위원장이라든가 유력 정치인 몇 명이 담합을 해서 끌고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가장 합리적이고 국민들의 뜻에 맞는, 또 당원들이 가장 신뢰하는 분을 내세우면 가장 적임자로 뽑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등 원조 윤핵관 4인과 부부 동반으로 회동을 가졌고, 25일에는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관저에서 200분 간 만났다. 이후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를 불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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