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가 대출 비중 급증으로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SDT 발행사인 테더홀딩스의 금융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대출 규모가 9월 말 기준 전체 자산의 9%인 61억 달러(약 8조 원)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1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9개월 만에 50% 가까이 대출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 달러와 1대1로 가치를 연동한 테더는 테더코인 하나를 발행할 때마다 지급준비금 1달러를 보유하도록 해 유동성과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앨릭스 웰치 테더 대변인은 “보고서에 기재된 대출은 모두 테더코인으로 발행됐다”며 “단기 대출이고 회사는 담보물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담보에 다른 암호화폐가 포함됐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테더는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
문제는 최근 암호화폐 가치가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테더의 담보물 가치도 덩달아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 63%나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현재 약 1만 69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파트너스 창립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금을 회수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메말랐다”며 “내년에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보다 40% 이상 급락해 1만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 5월 비트코인 가격이 2만 8000달러를 웃돌 때 2만 달러 밑으로 추락할 것임을 예측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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