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더 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제조업 경기가 2년 6개월 만에 위축 국면에 접어들며 침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사진) IMF 총재는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주최한 ‘넥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에너지·식품 가격 급등, 각국의 금리 인상 등 각종 요인들로 내년 글로벌 성장률이 2%를 밑돌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IMF가 10월에 내놓은 내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2.7%다.
1970년 이후 약 50년 동안 세계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친 것은 총 다섯 차례다. 가장 최근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던 2020년(-3.5%)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 (위축되는) 소비·투자심리를 고려하면 전망이 매우 어두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기 침체가 성장에 큰 위협 요소라고 짚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올해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에도 4%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의 35~40%가 중국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내년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제로 코로나가 폐지돼도 중국의 경제 성장이 제 궤도를 찾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지표도 이날 나왔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에 그쳤다. PMI는 50 이상이면 확장을,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미국 제조업 PMI가 50을 밑돈 것은 코로나19 초창기였던 2020년 5월(43.5)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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