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의 퇴진 이후 다섯 달간 공회전했던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로드맵 논의가 본격화됐다. 내년 3월 전대 개최는 기정사실화됐고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계파 모임을 출범시키며 선거 판세 흔들기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KBS 방송 인터뷰에서 “(현 비상대책위원회 임기가 끝나는) 3월 12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여론)”이라며 3월 전대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달 1일 김석기 사무총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전대 준비 스타트를 끊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예산안 통과 이후 전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내 전대 시간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선으로 물러났던 친윤계는 물밑에서 진행됐던 경선 룰 변경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친윤계에서는 ‘당원들의 투표 비율을 현행 70%에서 90%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는데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 후보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짙다. 친윤계 측에서는 여의도연구원에 책임당원을 상대로 한 경선 룰 선호도 조사 진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당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확대 반영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공산이 커 당내 계파 갈등의 새 불씨가 될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여당 중진은 “룰 변경은 2024년 총선에서 민심과 멀어지는 지름길”이라고 반대했다. 김용태 여의도연구원장은 “아직 (여론조사 실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윤계는 7일 당내 모임 ‘국민공감’을 발족한다. “단순 공부 모임”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전대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조직화의 시동을 건 것은 전대 룰 세팅 국면에서 판세를 잡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권 주자들은 전국을 누비며 당심 잡기에 돌입했다. 이번 주말 권성동·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에서 당원 순회 교육을 했고 안 의원은 청주와 부천에서 당원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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