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 중인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서 하차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 2일 TBS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씨가) 공식적으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제작진과 나눴다”고 전했다.
‘뉴스공장’은 2016년 9월부터 6년여간 김씨가 진행해온 TBS 라디오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이지만, 지속해서 정치 편향성 논란에 휩싸여왔다. 김씨는 논란이 일 때마다 하차 요구에 직면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에 하차 의향을 밝힌 것은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오는 2024년 1월부터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를 다수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조례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면서 TBS의 상당수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적이고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대표적인 예시로 ‘뉴스공장’을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18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의회에서 더는 독립된 언론으로서 TBS가 기능하는 건 어렵겠다고 생각한 걸로 판단한다”며 “이제는 TBS 임직원들이 스스로 공영방송으로서 위상과 역할에 충실했는지 돌아보고 그에 걸맞게 결단해야 한다”며 조례안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 출연금은 TBS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조례안 통과 뒤 김씨도 하차에 대한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TBS의 제작비 삭감도 김씨가 하차를 고민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TBS는 올해 서울시 지원 예산이 지난해보다 55억원 삭감되면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TBS는 정치 편향성 지적에 ‘뉴스공장’을 비롯해 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을 점검하는 내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 8월 가을 개편에서는 기존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를 내부 아나운서로 대거 교체했다.
TBS 내부에서는 김씨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 ‘뉴스공장’도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TBS지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폐지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며 “당장 내년부터 예산이 줄어든 상태여서 도저히 제작비 감당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공장’이 유튜브에서 방송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특허청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상표 출원이 접수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이어 김씨가 대표로 있는 딴지방송국은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제작을 업무로 하는 시사 프로그램 PD 충원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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