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다우지수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1933년 이후 약 한 세기 만에 최대폭 압도했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당장 현금을 창출하는 소위 '가치주'가 각광을 받고 기술주와 같은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는 '성장주'는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들어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5.3% 하락한 반면 S&P500은 15%, 나스닥은 27% 하락했다"며 "다우존스와 S&P500 간의 격차는 1933년 이후 최대"라고 분석했다. 다우와 나스닥의 격차는 2000년 이후 가장 컸다. 이들 세 지수 중 다우 지수만 '베어마켓'에 해당되지 않았다. 베어마켓이란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져 거래되는 상태를 말한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기업의 주가를 종합해 반영한다. 맥도날드와 보잉, JP모건 등이 포함돼 있다. S&P500은 명칭처럼 500개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며 미국 주식시장 현황을 보여주는 가장 광범위한 지표로 통용된다. 특히 테크 기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스닥은 테크 기업 중심으로 3700개 기업의 주가를 보여준다.
다우지수가 언제나 시장의 선도자 위치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2020년과 지난해까지만해도 금리가 '0(제로)'에 가깝게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뭉칫돈을 집어 넣었다. 이에 2020년 다우 지수는 7% 오른 데 그쳤지만 나스닥은 44% 폭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 주가가 급락하고 다우에 속한 에너지기업 쉐브론 주가는 54% 폭등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다우지수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일 나온 지표 상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속도조절을 하더라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크로스마크 글로벌의 밥 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가 고공행진을 한다면 가치주가 성장주를 압도하는 환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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