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연초 발간하는 ‘2022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담기로 했다. 정부가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이후 6년 만이다.
6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 초안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적 개념은 1994년 북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대응해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쓰였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자 정부는 해당 표현을 삭제했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 이 같은 기조는 박근혜 정권 내내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서 해당 표현은 사라졌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부활하게 됐다. 다만 윤석열 정부도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연이틀 포를 쏘며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했다. 한미 군 당국이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철원 일대에서 다연장로켓(MLRS) 발사 훈련을 진행하자 북한은 이에 대응해 이틀째 해상으로 포사격을 감행했다. 북한군은 전날 동·서해상 완충구역에 130여 발의 실탄 포사격을 한 데 이어 이날도 100여 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 탄착 지점은 해상 완충구역으로 명백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발표에서 “5일에 이어 6일 9시 15분께부터 적들이 또다시 전선 근접 일대에서 방사포와 곡사포를 사격하는 정황이 제기됐다”며 “총참모부는 인민군전선 포병 부대들을 비롯한 각급 부대들에 전투 비상 대기 경보와 긴급 지시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또 “지적된 전선포병구분대들에 즉시 강력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단행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면서 “적 측은 전선 근접 지대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미군의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9·19 군사합의 파기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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