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연계된 해킹그룹이 수천만 달러 규모의 미국 주(州)정부 보조금을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 해커집단이 미국 지방정부의 예산에까지 손을 댄 것은 이례적인 만큼 파문이 예상된다.
NBC방송은 5일(현지 시간) 중국 청두에 근거를 둔 해커집단 ‘APT41’이 미국 주정부 소프트웨어에 ‘백도어’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보조금을 최소 2000만 달러(약 260억 원)가량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비밀 감찰기관인 비밀경호국(SS)도 해당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NBC에 따르면 이는 미국 정부의 팬데믹 기금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해킹 사례다.
이번 사건은 외국 해커들이 직접 예산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해커들이 일부 주정부 자금만 빼돌렸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50개 전체 주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기금이 털렸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중국 해킹집단은 중국 정부와도 연계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큰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NBC는 현재까지 APT 41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실업기금이 조성된 후 사이버 범죄로 부적절하게 지급된 금액은 전체 연방기금의 20%에 해당하는 8725억 달러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실제 국내외에서 이 기금을 노린 해킹 규모가 이보다 클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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