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탄소배출 관련 관세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이 같은 대중국 관세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제시한 방안으로,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공식적인 제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다.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관세 적용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 EU와의 합의는 이르면 내년 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통상 무역분쟁에서 사용하던 관세를 기후변화 관련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가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평했다.
이번 관세 카드는 앞서 지난해 말 미국과 EU가 체결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관련 협정에 기초한다. 이 협정은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자 철강·알루미늄 생산국인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신규 관세안이 미·중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새로운 관세를 시행하기 위해 어떤 법적 근거를 활용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EU·중국·일본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데 쓰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규정에 따른 기존 조사를 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한 새로운 조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른 국가들도 이번 논의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처음부터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도 새로운 관세의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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