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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크리스마스 캐럴' 흔적 없이 사라진 자의 노래, 잔혹할 수밖에

[리뷰]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살해당한 쌍둥이 동생 위한 처절한 복수극

그룹 갓세븐 출신 배우 박진영 주연

12월 7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스틸 / 사진=디스테이션




보는 내내 가슴이 저릿하다. 인상을 찌푸리게 되고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이게 바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이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형태다. 세상이 살피지 않는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들의 아픔은 고스란히 날카롭게 다가와야 했다.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은 독기로 가득 찬 일우(박진영)의 얼굴로 시작된다. 일우는 쌍둥이 동생 월우(박진영)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자진해서 소년원에 들어갔다. 그곳에 월우를 괴롭힌 패거리들이 법망을 피하기 위해 입소했기 때문이다. 일우는 물불 가리지 않고 월우를 죽인 범인은 색출하려고 하고, 문제의 인물로 찍힌다.

일우는 복수를 위해 스스로를 내몰았다. 죽음도 두렵지 않다. 단지 동생이 죽었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부모님도 없이 할머니와 산 일우는 발달 장애를 가진 월우가 버거웠다. 어린 자신이 생계를 짊어져야 하는 것도 지치기만 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 월우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는 소리가 들린 다음 날인 크리스마스 아침, 아파트 물탱크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일우는 안 그래도 춥기만 했던 세상에 원망이 가득해졌다.





잔인한 이 이야기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폭력 수위가 굉장히 높고 표현이 적나라하다. 약자인 일우가 복수를 하기 위한 과정은 녹록지 않다. 속옷만 입은 채 싸우는 목욕탕 신은 절정이다. 일우는 처절하게 부딪치고 무너지기를 반복한다. 아무것도 기댈 것 없는 일우의 현실을 보는듯하다. 원작 소설은 이보다 훨씬 수위가 세고 잔혹하다.

작품의 독특한 점은 선악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은 것이다. 울분에 가득 찬 일우도 결국 죄를 짓고 산 사람이다. 일우는 철거용역 업체에서 일하며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겼다. 남모를 고통을 겪고 있는 월우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책임이 없는지도 돌아본다.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도 부조리로 얼룩져 있다. 교사는 교정을 목적으로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고 아이들의 입을 막는다. 가해자의 부모는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 하고 자식을 훈육하지 않는다. 천사의 얼굴을 하고 악마 짓을 하는 이중적인 어른도 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반전은 역겨울 정도로 잔인하지만 그럴수록 피부에 와닿는다. 김 감독이 의도한 바다. 행복한 날로만 기억되는 크리스마스에 소외된 자들을 비추며 역설적인 현실도 배가 됐다. 슬픈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이들 뒤로 수십 개의 십자가가 반짝이는 장면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약자의 아픔을 그린 박진영의 연기는 놀랍다. 1인 2역으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며 감정선을 이끄는 것은 훌륭하다. 그의 큰 눈망울은 역할이 바뀔 때마다 상반된 감정으로 차오른다. 그는 독기 가득한 일우를 연기하며 눈 실핏줄까지 표현하고 긴장감 가득한 공기를 만들었다. 발달 장애가 있는 월우를 그리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간 흔적도 보인다. 항상 웃고 있지만 슬픈 눈빛의 월우는 가슴을 아리게 한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에 박진영을 가두기엔 아깝다.

+요약


제목 : '크리스마스 캐럴'

장르 : 드라마

각본/감독 : 김성수

출연 :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

제공 : ㈜엔케이컨텐츠

배급 : ㈜디스테이션

제작 : ㈜화인컷, ㈜블루플랜잇

관람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 130분

개봉 :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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