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의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다른 단지들도 긴장하고 있다. 지방부터 사그라지기 시작한 청약 열기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흥행 부진을 계기로 ‘서울 청약 불패’ 신화까지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약 열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자금 경색까지 겹치며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1순위(해당 지역·기타 지역) 청약에는 3695가구 모집에 1만 7378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4.70 대 1이다. 단지는 총 16개 타입에 대한 1순위 신청을 받았는데 이 중 8개 타입이 마감에 실패했다. 미달된 타입은 없었으나 39㎡A·49㎡A·59㎡B·59㎡C·84㎡C·84㎡D·84㎡E·84H㎡가 예비 당첨자 5배수를 채우지 못했다. 마감되지 못한 타입은 8일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간다.
1순위 해당 지역 평균 경쟁률은 그동안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1, 많게는 수백 대 1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020년 87.97 대 1, 지난해 164.13 대 1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21.98 대 1을 기록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10만 청약설’이 제기되며 20 대 1은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같은 날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뉴타운 4구역)는 956가구 모집에 2990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3.13 대 1이다.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는 374가구 모집에 1962명이 청약해 5.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보다 저조한 성과다.
시장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 결과가 향후 분위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는 만큼 앞으로 분양 시장이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당장 이달이나 내년 상반기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분양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조합에 문제가 있거나 정부 규제 완화를 기다리면서 분양을 미뤄온 단지가 많은데 청약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라며 “강남 등 입지가 좋은 단지는 시장 분위기가 더 얼기 전에 빠르게 분양하려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단지들은 자금 문제와 분양 시기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대해 “내년에 방배5구역(디에이치 방배), 방배6구역(래미안 원페를라) 등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고점 통장 보유자들이 통장을 아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위자이레디언트에 대해서는 “통상 특별공급보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이 높은데 이번 수치는 청약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청약 기간이 맞물려 공급이 몰려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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