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혈중 중성지방 변동 폭이 클수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성지방 변동성과 당뇨병 환자의 조기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사례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김용현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김응주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구조화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성지방 변동성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려대안암·구로·안산병원의 2002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약 580만 명 환자 의무기록으로 이뤄진 연구용 데이터베이스(OMOP-CDM)를 활용했다. 2002~2012년 사이에 1차 중성지방 수치를 측정하고 초기 측정일로부터 3년 동안 3회 이상 검사한 40세 이상의 환자 7만 2060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성지방 수치 변동성이 큰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이 각각 19%,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성지방 수치 변동 폭이 클수록 당뇨병 환자의 사망 및 심혈관질환 관련 사건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률도 중성지방 변동성이 높은 집단에서 더 높았지만,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당뇨병 환자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을 유발하는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의료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다. 다만 중성지방 변동성이 심혈관질환과 같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부작용 발생에 더 깊이 연관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특히 표준화된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중성지방 변동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 가치가 더욱 높다고 평가된다.
연구팀은 "고려대의료원이 보유한 OMOP-CDM 데이터베이스의 품질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상지질혈증 치료 가이드 설정과 환자들의 사망률 감소 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병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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