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국내 기업에 국적을 위장한 북한 정보통신기술(IT) 인력 고용에 유의하라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북한 노동자의 외화 벌이를 차단하는 한편,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국가정보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고용노동부·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 7개 부처는 이날 국내 기업이 국적과 신분을 위장한 북한 IT 인력을 고용하지 않도록 주의와 신원 확인을 강화할 것을 요청하는 정부 합동주의보를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북한 IT 인력들은 러시아와 아프리카 등 해외 각지에 체류하면서 자신들의 국적과 신분을 위장해 전 세계 IT 분야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 매년 수 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들 인력 상당수는 군수공업부, 국방성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대북제재 대상 기관에 소속돼 있는데 이들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이들 기관에 상납,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일조한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이에 정부가 구인·구직 플랫폼의 본인인증 절차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한 결과 북한 IT 인력들이 신분을 위조해 우리 기업들의 IT 일감을 수주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신분을) 위조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기업이 실제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 IT 인력을 고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이달 12~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 양자 및 3자 간 협의를 열고 북핵 문제 관련 논의를 하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13일부터 3박 4일간 일정으로 방한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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