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새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친윤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은 7일 의원 71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계파 모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총파업 등 국가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윤핵관’들이 여당의 최대 모임을 주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당권 경쟁 조기 과열 양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인사들의 ‘윤심(尹心)’ 관련 발언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인물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공천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주자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처럼 흘린 셈이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대처할 수 있고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두 차례 회동 직후 한 발언이어서 윤심을 대변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야권 인사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 대표 차출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해 정치적 논쟁을 촉발했다. 야당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차출설’은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
친윤계는 당권 경선 룰에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현행 7 대 3에서 9 대 1로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경선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특정 세력의 뜻에 따라 룰을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김무성·서청원 후보가 대결한 대표 경선 과정에서 ‘박심(朴心)’ 논란을 빚어 결국 당내 분란과 총선 패배를 초래했다. 윤심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권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윤심 개입 논란을 자초하지 말고 당심과 민심의 합리적 판단에 당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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