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택배견 경태’를 이용해 후원금을 가로챈 일당 중 주범이자 ‘경태 아부지’의 여자친구인 A씨가 구속집행정지 중 도주했다가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8일 검찰은 전날 오후 구속집행정지 중 도주한 A씨를 대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지난달 10일 허가받았다.
그러나 A씨는 구속집행정지가 허가된 다음날, 병원을 벗어나 자취를 감췄다. 이후 한 달간의 경찰 추적 끝에 A씨는 대구 모처에서 붙잡혔다.
앞서 ‘경태 아부지’로 알려진 김씨와 여자친구 A씨는 반려견 ‘경태’와 택배를 배달하는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폭발적인 팔로워를 얻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반려견 ‘경태’와 ‘태희’ 병원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려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고, SNS를 통해 일부 팔로워에게 돈을 빌렸다. 이들은 “허가받지 않은 1000만원 이상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환불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지만,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고 빌린 돈도 갚지 않았다.
이들은 모금액과 사용처를 후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빚을 갚거나 도박에 사용했다. 1만 2808명에게 횡령한 6억1000만원의 대부분은 주범인 A씨 통장으로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후원자들에게 자신이 김씨의 여동생이라고 속이고 SNS 계정 관리와 모금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후원금 횡령 후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도주했다가 6개월 만인 지난 10월 4일 김씨와 대구에서 검거된 적이 있다. 공범인 김씨는 불구속 재판 중으로, 이번 A씨의 도주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의 도주를 도운 공범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의 첫 재판은 오는 16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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