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손흥민(30)의 절친한 소속팀 동료인 해리 케인(29·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동점 골 기회를 놓친 가운데 케인은 경기가 끝난 후 주저 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잉글랜드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1대 2로 패하며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전반을 0대 1로 마친 뒤 후반 7분 부카요 사카(21·아스널)가 페널티지역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은 프랑스의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냈다.
이에 케인은 키커로 나섰다. 상대 골키퍼가 같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동료인 프랑스의 위고 요리스(36)로 서로를 잘 아는 사이인 만큼 긴장감이 더해졌다.
케인은 골대의 왼쪽 상단을 노리며 오른발로 강하게 공을 찼고,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며 1대 1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케인의 이번 대회 2호 골이었다. 아울러 케인은 이 골로 자신의 A매치 53번째 골을 기록했고, 은퇴한 웨인 루니와 함께 잉글랜드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가 됐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케인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으로 4번째 골을 넣어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가 후반 33분 추가 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는 1대 2로 뒤처지게 됐다. 이후 후반 36분 메이슨 마운트(첼시)가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에게 당한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돼 케인은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릴 중요한 페널티킥의 키커로 다시 한번 나섰다.
케인은 이번에도 오른발로 슛을 때렸지만, 공이 허공으로 떠나가면서 득점을 하지 못했고 추가 골을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잉글랜드는 1966년 대회 이후 56년 만에 우승을 노리며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프랑스에 막혀 4강 진출해 실패했다.
앞서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차례 득점왕에 오르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6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해왔다.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케인은 “정말 힘든 밤이다. 나도 팀도 처참하다”며 “주장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며, 페널티킥을 놓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페널티킥을 놓친 데 대해 “내 준비를 탓할 수는 없다. 첫 번째 때처럼 두 번째 시도를 할 때도 자신감이 있었다”며 “물론 아픈 일이며, 오래 아플 테지만, 그것도 팀의 주장이자 리더가 되는 것의 일부”라고 했다.
한편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진출한 프랑스는 오는 15일 오전 4시 모로코와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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