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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퍼주고 시민 눈 가린 목포시…결국 시내버스 시한폭탄 '쾅' [서경 X파일]

임금 이어 연료비 체불로 26일만 또 중단

외상값만 수십억…막대한 혈세투입 불가피

퍼주기식 예산 ‘신물’…불신·후폭풍 불보듯

목포시 비상 수송차량. 사진 제공=목포시




버스 회사의 요구에 더는 끌려가지 않겠다며 겉으로는 맞불을 놓고 또 다시 재정 지원을 약속하면서 시내버스 파업을 임시방편으로 멈춰 세운 전남 목포시. “시민의 가중되는 불편을 두고 볼 수 없어 파업 조기 철회를 위해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박홍률 목포시장의 입장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결국 시한폭탄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29일 간 멈춰있었던 목포 시내버스가 재가동 된 지 26일 만에 또 멈춰섰다. 이번에는 연료비를 내지 못해서다.

시민들의 이동권이 다시 한 번 발목 잡히게 되면서 막대한 혈세 투입은 현실화 되고 있다. 임시수송버스 등에 투입되는 예산만 하루에 5000만원에 육박한다.

밀린 연료비 해결 대책 없이 버스파업사태를 매듭지었던 목포시 교통행정에 대한 불신과 후폭풍은 거세질 전망이다.

◇굴욕적 협상·예견된 사태

전국자동차연맹 광주전남지역노동조합 소속 태원·유진지부는 올해 초부터 사측과 진행해온 임금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지난 10월 13일 목포시내버스 156대의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파업을 결정하고 같은달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은 고조됐고, 목포시와 노조 측은 협상을 벌인 끝에 수능 단 이틀을 남겨두고 파업 29일 만에 일단락 됐다. 사실상 목포시가 백기를 든 굴욕적인 협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한 모양새로 강한 목소리를 낸다. 정상운행에 들어간 태원여객·유진운수에 향후 특단의 경영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결국 단순히 돈을 풀어 시내버스 파업 사태를 끝낸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연료비 미납 사태가 터진 것이다.

태원여객·유진운수의 시내버스가 쓰는 연료는 압축천연가스다. 목포도시가스가 가스충전소 그린씨앤지에 공급하는 형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가스비 장기 미납으로 목포도시가스는 그동안 가스 공급중단을 예고했다. 그린씨앤지와 시내버스회사는 미납금 23억원을 내년 6월까지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목포도시가스는 채권 확보를 위해 그린씨앤지의 주채무자인 시내버스회사에 상환에 대한 공증 또는 담보 제공 등을 요구했으나 버스회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목포도시가스는 지난 6일 이사회 회의 결정대로 지난 10일 오후 5시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결국 목포시내버스는 12일 오전 5시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파업 종료 이후 버스운행이 재개된 지 겨우 26일만이다.

목포시는 11개 노선에 전세버스 52대, 관용버스 2대, 낭만버스 4대 등 총 58대를 투입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목포 시내버스.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교통행정 현실

목포시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버스회사에 체납금에 대해서 최대한 빨리 갚을 수 있도록 중재할 계획이지만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또 다시 시내버스가 멈춰 선 여러 이유를 막론하고 목포시의 교통행정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시내버스 운행 중단 사유인 가스비 채무상환을 조속히 해결하고 경영 자구안에도 반영할 것을 시내버스회사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대책 없는 메아리만 들릴 뿐이다.

이처럼 시내버스 경영개선의 대책을 또 다시 시내버스 업체에 요구하는 무책임함은 결국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파업 합의문에 대해 목포시민단체들이 목포시내버스 파업에 굴복한 박홍률 목포시장을 규탄하기도 했다. 퍼주기식 예산지원과 불투명한 회계감사 등을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 버스회사는 경영권을 포기하고 목포시는 공공성 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목포시는 지난해 102억 원에 이어 올해에도 110억 원이 넘는 재정을 시내버스 회사 측에 지원하고 있다. 올해 파업에 쓰인 재정까지 더하면 혈세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것이 뻔하다.

목포시의 안일한 교통행정은 인근 지역인 무안군에서도 비상 수송대책을 수립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예산 투입과 도민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목포시 인구는 지난 9월 기준 21만6900명으로,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객 수는 하루 평균 2만5000여 명이다.

무엇보다 이미 시민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현재 시내버스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실망감을 더욱 키워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목포시는 '시내버스 노선 체계 전면개편 및 준공영제 실행방안' 모색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에나 준공영제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오는 2023년 1월 ‘공영제 도입 타당성 검토 용역’도 병행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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