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다. 메가트렌드가 된 ESG 경영에 기업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ESG 공시기준 초안을 보면 △기후 관련 공시지표의 확대 △유럽연합(EU) 공급망실사지침에 따른 공급망 내 인권 및 환경보호 강화 등 기업들이 ESG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 세밀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ESG 경영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How to)’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뉴얼은 따로 없다. ESG 경영을 위해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이유창(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 기업시민사무국장을 만나 기업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기업시민사무국이 뭔가
“포스코그룹은 지속가능경영 6대 추진 전략에 따라 ESG 경영 대응체계를 구책했다. 2020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에 기업시민국을 신설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업시민사무국은 회사의 ESG와 관련한 기업시민보고서를 발간한다.”
-기업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분석된 ESG 경영 현안들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어떻게(How to)’를 선택하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진정성 있는 ‘어떻게’를 선택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 이유는 뭔가.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소수의 글로벌 선진기업을 따라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더해져 ESG 경영의 속도를 최우선시 하는 국내 트렌드가 생겨난 듯하다.”
-그렇다면 속도보다 중요한 가치는.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진정성’일 것이다. 사실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국내 기업보다 ESG 경영을 먼저 시작했을 뿐, 속도를 중시하며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ESG 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칫 간과되기 쉬운 진정성에 보다 큰 의미를 두고,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업 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속도는 ESG경영이 내재화 되면 관성적으로 따라붙는 것일 뿐, 기업이 ESG 경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어떻게’를 선택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아닌 것이다.”
-속도보다 업(業)의 특성을 반영한 ESG 경영 실천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기업이 ESG 경영을 추진하는데 있어 속도전을 택한 기업도 있고, 느림의 미학을 선택한 기업도 있다. 각자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과 조직문화가 반영된 것이다. 각 기업이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을 테니 이해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ESG 경영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기업이 가장적합한 ‘어떻게(How to)’를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하고 지지해야 한다. 기업 역시 트렌드에 휩쓸려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서나아갈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추진해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ESG 경영을 어떻게 하고 있나.
“포스코그룹의 창업정신인 제철보국(製鐵報國)은 ‘철을 만들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 는 희생과 봉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경영의 정의와 조금 다르지만, 이는 분명 ESG 경영의 씨앗인 셈이다. 사회가 성장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했다. 이는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는 새로운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다.”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어떤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체계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전세계 50여 개 국가에 100여 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종합사업회사로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 성장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코아 사업 확장을 위한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을 추진하는 등 환경 관련 문제를 회사의 전략과 투자, 그리고 비즈니스와 연계하여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경영은 무엇을 중시하는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경영은 목적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중시한다. 방향성을 중시하는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의 추진이 회사가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의혹에 빠지지 않고, 존경받으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만 여명의 임직원의 지성과 열정으로 나아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경영 행보가 속도전의 한국사회 속에 다소 느려 보일지는 몰라도, 제자리 걸음 하지 않는 진중한 한발자국을 오늘도 힘차게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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