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경제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창간 13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편집장이 탄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간) WSJ의 모회사이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 기업 뉴스코프가 영국 언론인 엠마 터커(56·사진)를 신임 편집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WSJ가 1889년 창간된 후 여성 편집장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커는 내년 2월 1일 임기를 시작하며 3월 초까지는 매트 머리 현 편집장에게 인수인계를 받을 예정이다.
옥스퍼드대 출신인 터커는 WSJ과 더불어 세계 경제지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뉴스코프가 소유한 영국 더타임스에 입사해 2013년 부편집장이 됐다. 2020년 1월부터는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에서 에디터로 근무했다.
터커는 선데이타임스에서 디지털 운영 기반 강화, 구독자 수 증가 등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타임스 및 선데이타임스의 구독자 수는 2019년 말 32만 명에서 올해 9월 45만 명으로 늘었다. 터커의 에디터 근무 기간에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거액 기부금 수수,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실책 등을 다룬 굵직한 보도들이 여럿 나오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터커는 편집장 임명 과정에서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대표, 리베카 브룩스 뉴스코프 영국법인장의 지원을 받았다.
알마 라투르 WSJ 발행인은 “전 세계가 전례 없이 격변하고 있는 시대에 터커는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보도로 WSJ의 독자적인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발표했다. 터커는 성명에서 “WSJ의 오랜 팬이자 독자로서 이 위대한 신문의 편집장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