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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공간·공원으로…빈집 '지역 명소' 변신

지자체 '정비 사업' 주목

전남도, 1만채 개선 140억 투입

익산시, 귀농인 희망하우스 등

리모델링 통해 경제활성화 모색

체육관 등 생활기반시설도 구축





지역 소멸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빈집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주요 지자체들이 빈집 정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빈집에 주차장이나 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 창업공간을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인구 소멸을 해결하는 묘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빈집은 모두 6만 5203채다. 이 중 전남이 1만 7648채로 가장 많고 경북 1만 3774채, 전북 9434채, 경남 9416채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빈집이 많은 기초지자체 상위 10곳에는 고흥군을 비롯한 전남 6곳과 경북 2곳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인구 감소가 심각한 소멸 위기 지역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은 경관 저해와 함께 붕괴 위험 등 안전사고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들은 빈집 정비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귀농·귀촌을 유도하는 보금자리로 변신하는가 하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전남도는 내년부터 5년 동안 도비 42억 원을 포함해 총 1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매년 2000채씩 총 1만채의 빈집을 정비해 도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빈집 정비에 시군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정비 실적이 우수한 3개 시군을 선정해 추가 사업비 1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비 대상은 도심지 및 가로변에 위치해 경관을 저해하거나 붕괴·화재 등 안전사고나 범죄 발생 우려가 있는 곳이다. 정비 부지는 주민 편의 증진 및 마을 환경 개선을 위해 마을 공공용지, 주차장, 쉼터, 운동시설 설치, 쌈지공원 등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전북도도 내년부터 도비 10억 원을 포함한 34억 원을 투입해 시군 주거용 빈집 정비 사업에 나선다. 농촌 주거용 빈집 정비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균형발전특별회계 이양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전액 시군비로 추진됐다. 정비 대상 빈집은 올해 1300채에서 내년 1600채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 밖에 자체 사업으로 농어촌 비주거용 빈집 정비, 희망하우스 빈집 재생, 도심 빈집 주민공간 조성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농림부의 농촌 공간 정비 사업 2차 공모에서 5년간 국비 144억 원을 확보했다. 농촌 지역 내 축사, 공장 등 유해시설을 철거해 정주여건을 개선 하고 경관·생태 복원, 다목적체육관, 복합문화센터 등의 생활 기반시설을 구축한다.

기초단체들도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워 빈집 정비에 나서고 있다. 전남 강진군은 빈집 1000채를 리모델링해 도시민들에게 임대로 귀농·귀촌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빈집과 공실 상가를 연계해 청년들의 주거와 창업을 아우르는 전용 공간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북 익산시는 올해 예산 1억 원을 들여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귀농인 희망하우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유자와 협의해 빈집을 리모델링한 뒤 귀농·귀촌인, 예술인 등에게 5년간 무상으로 임대하는 사업이다. 충남 홍성군은 장기간 방치돼 있던 빈집을 찾아 소유주와 협약한 뒤 주차장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3년 동안 무상 개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영수 전남도 건축개발과장은 “지역의 흉물이 아닌 기회의 공간으로 빈집을 변신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5년간 빈집 정비 사업을 진행해 도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북, 전북, 경남 등 빈집 비중이 높은 지자체와 협력해 빈집 정비를 위한 정부 예산 확보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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