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열연으로 순식간에 몰입도를 높이는 ‘카지노’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극본/연출 강윤성)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배우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김주령, 손은서, 류현경과 강윤성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윤성 감독은 범죄 액션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범죄도시’를 연출한 인물이다. 강 감독은 ‘카지노’로 첫 시리즈물에 도전했다. 그는 “드라마의 흐름은 영화만큼 긴장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훨씬 더 떨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카지노’ 팀은 3개월간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임했다. 리얼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한 강 감독의 세심함이 묻어있다. 강 감독은 “필리핀에 가서 사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격리 기간도 길어서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굉장히 운이 좋게 필리핀에 넘어갔을 때는 안정적이었다”며 수월했단 작업 과정을 이야기했다. 손석구는 “대본에 있는 것만을 연기하기 위해 필리핀까지 갔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실제처럼 살아보기 위해 간 것”이라며 “치열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사랑과 이별’ 이후 25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했다. 그가 연기한 차무식은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인물. 차무식은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으며 순식간에 180억을 손에 쥐게 되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필리핀으로 떠나 10년 만에 700억을 벌며 필리핀 최고 호텔 카지노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정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최민식은 “평범한 사람이 카지노라는 세계에 발을 내딛으면서 끝없는 욕망을 위해 질주하는 이야기”라며 “인생을 살면서 누구를 만나고 어딜 가고 무슨 일을 접하는지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인생이 드라마틱 하게 흘러간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30~50대 차무식은 연기한 그는 “연령대를 두루 표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다. 든든한 과학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캐릭터 분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이 굉장히 열어줬다. 상황에 캐릭터들이 내던져질 수 있게 해줬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손석구는 필리핀 최초의 코리안 데스크로 임무를 시작한 파견 경찰 오승훈을 연기했다. 오승훈은 차무식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살인 사건 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손석구는 “오승훈은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멋있고 수사능력이 특출난 형사가 아니다. 굉장히 평범한 직장인 같은 마인드의 경찰”이라며 “내가 누굴 도와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힘들다는 걸 알게 되면서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최민식은 “오승훈은 끈질기게 대립감을 갖게 되는 캐릭터인데 손석구는 굉장히 처음 같지 않았다”며 “손석구의 캐릭터 분석의 집요함 덕분에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편안하게 작업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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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는 차무식의 가장 가까운 오른팔이자 친구인 양정팔을 연기했다. 양정팔은 차무식과 애증의 관계로 변하는 사건을 맞이한다. 이동휘는 “차무식의 오른팔로서 맞닥뜨리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리얼하게 다가갈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라는 고민을 던져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얼굴을 지우려고 인상도 많이 쓰고 콧수염도 길렀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허성태는 최민식과 팽팽한 대립각을 형성한다. 그는 차무식을 밟고 일어서려는 욕망 가득한 인물 서태석 역을 맡았다. 허성태는 서태석에 대해 “센시티브하고 크레이지한 인물이다.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은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이어 “서태석은 차무식과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상황이 그렇지 않다. 대립도 생기면서 긴장감을 주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김뢰하는 차무식의 아버지이자 지역 일대를 주름잡았던 건달 역, 진선규는 고등학생 차무식의 선생님 역을 맡았다. 류현경은 국세청 팀장으로 등장해 차무식을 압박하는 역할을 했다. 이혜영, 김주령, 김홍파, 손은서는 필리핀으로 건너간 차무식의 주변인으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김주령은 “대한민국에서 연기 잘하는 사람 다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규형은 10~20대 차무식을 연기했다. 강 감독은 젊은 시절 최민식의 사진을 보고 단번에 이규형이 떠올라 그를 캐스팅했다고. 제작진은 두 사람의 싱크로율을 더 높이기 위해 AI기술을 활용한 페이스 디에이징과 인공지능 음성합성기술을 적용한 특별한 작업을 진행했다. 강 감독은 “가장 큰 도전이 차무식을 젊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사전 테스트도 많이 하고 결과치도 많이 뽑아냈다”며 “이 부분을 잘 만들어낸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만족해했다.
최민식 역시 “만족한다”며 “이규형이 고생이 많았다. 이규형이 연기한 어린 시절과 20대 차무식과, 내가 나오는 30~50대 연장선상의 캐릭터가 모여야 하지 않나. 이규형이 잘 캐치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작품은 시즌2까지 진행된다. 강 감독은 “시즌1이 8부작으로 나가고 2~3주 간의 휴지기를 갖고 시즌2가 나온다”고 깜짝 공개했다. 시즌2는 내년 공개되고, 총 16부작으로 완결된다.
전 세계 공개되는 시리즈물인 만큼 해외 시청자도 타깃으로 한다. 강 감독은 “‘카지노’에는 필리핀 배우도 등장하고, 70% 이상이 필리핀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이국적인 장소로 느껴질 것이고, 해외 팬분들에게는 조금더 친숙할 것”이라며 “리얼리티를 중점적으로 작업했다. 그런 리얼리티는 전 세계 관객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손석구는 “기존 OTT 작품이나 세계적으로 좋은 평을 받았던 드라마는 하나같이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드라마에는 외국 배우도 많이 나오고 다양한 국제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시청자들이 봤을 때 그런 부분이 이국적으로 다가와서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현장감이 진짜처럼 느껴지는 드라마다. 기존의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1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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