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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끌려가다 도망치던 중 여성 사망…가해 남성 '징역 10년→5년'

재판부 "피해자 도망가다 사망사고 발생, 유족들과 합의한 점 등 참작"





모텔로 끌고 가려던 남성을 피해 달아나려다 여성이 계단에서 넘어져 숨진 사건과 관련, 가해 남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부산고법 울산제1형사부(박해빈 부장판사)는 14일 강간치사와 감금치사,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2월 울산에서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손님으로 알게 된 여성 B씨와 함께 술을 마셨고, B씨가 취하자 택시에 태운 뒤 모텔로 이동하면서 성추행했다.

그는 모텔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B씨를 강제로 붙잡고 모텔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에 B씨는 A씨가 모텔비를 계산하는 사이 도망가려다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



A씨는 B씨가 의식이 없는데도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입을 맞추는 등 여러 차례 성추행했다.

결국 뒤늦게 병원에 옮겨진 B씨는 뇌사상태에 빠져 치료를 받아오다 사고 26일 만에 결국 숨졌고,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 사건 발생 전까지 둘이서 술을 마시거나 교제한 사실은 없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일 만취 상태인 B씨가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다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고 A씨 유죄를 인정했다.

A씨는 그러나 성폭행 의도가 없었고, B씨 사망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소중한 생명을 잃고, 유족들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다만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직접적 폭력에 의한 게 아닌 도망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유족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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