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덤보는 물음표를 떨어뜨리면서 이렇게 울고 있는데 다른 그림 속 덤보는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훨훨 날고 있어요.”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는 전인지(28)의 눈동자는 초롱초롱 빛났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전인지(28)가 작가로 데뷔한다.
전인지는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본 화랑에서 ‘앵무새, 덤보를 만나다 : 호기심이 작품이 될 때’라는 주제로 그림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첫 전시회에서 전인지는 앵무새 화가로 유명한 스승 박선미 작가와 협업한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덤보’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귀가 큰 아기 코끼리로 평소 호기심이 많은 전인지의 별명이다.
전인지는 지난해 12월 박선미 작가를 만나 그림을 배웠고, 투어 생활 중에도 스케치북과 물감을 가지고 다니며 습작했다. 전시회 개막에 앞서 15일 미리 취재진 앞에서 선 전인지는 “보통 시즌을 마친 후에는 친구들 만나서 휴식을 취하는데 이번에는 전시 준비를 위해 작업실에서 살았다. 14시간 동안 밖으로 한발짝도 안 나간 적도 있고, 작업실에서 자기도 했다”며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루키라 설렌다”고 했다.
전인지는 “한동안 우승이 없어 초조하고 불안감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림과 박선미 작가님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며 “그런 긍정적인 영향 덕에 다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작가 전인지'로 활동하며 추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전인지는 “내년에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가장 큰 목표”라며 “미국에서의 전지훈련 기간 착실히 준비해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했다. L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로 채운 전인지는 셰브런 챔피언십이나 AIG 여자오픈 둘 중 하나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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