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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인세 찔끔 인하로 기업 경쟁력 확보할 수 있나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데드라인으로 정한 15일에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 김 의장은 이날 여야에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에서 24%로 1%포인트 인하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거쳐 일단 수용을 보류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 세율은 25%(지방세 포함 2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 최고 세율(21.2%)과 비교하면 3.8%포인트 높다. 최소한 3%포인트는 내려야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재안대로 1%포인트를 낮추면 설비투자는 3.97% 늘고 투자액은 7조 2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쳐 기대 효과는 3분의 1로 줄어든다. 이 정도 찔끔 인하로는 당초 취지와 달리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등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지적한 이유다.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의 법인세율은 20%인데 이런 격차를 방치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는 점에서 법인세 인하안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봐야 한다.

법인세 3%포인트 인하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위기 터널로 진입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번 예산안은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국민이 선택한 윤석열 정부의 예산안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지 말고 흔쾌히 등을 밀어줘야 한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도 수용하는 것이 맞다. 중재안에는 이들 기관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하도록 돼 있지만 정부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산안 합의 처리는 이제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최대한 합의를 서둘러 준예산이라는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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