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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총장 "北 유엔결의 위반…'비핵화 대화플랫폼' 제공할 수 있어"

"北, 무기급 핵보유 노력 계속 전개중"

"北에 사찰단·인력 파견 준비 돼있어"

"필요하면 더 큰 역할 맡을 준비됐다"

러시아 핵사용 가능성엔 부정적 입장

"핵사용보다 핵사고 위험성 더 높아"

AUKUS엔 "초기 단계"…평가 유보

"후쿠시마 오염수 정보 투명 공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6일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IAEA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합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선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들과 만나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 “상당히 우려할만한 정보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이 지속해 핵물질과 핵분열, 핵분리 (동향을 보이고 있고) 플루토늄을 재생산하고 있으며 무기급 핵프로그램을 보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전개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도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며 “제가 직접 북한 쪽 지도자와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 패턴에 비춰봤을 때 그처럼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며 “국제법에도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와 관련된 상황을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과도 얘기했다”며 “이 같은 정보를 정확하게 갖고 있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한국 측 전문가들을 통해 저희가 지속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윤 대통령과 박 장관을 차례로 면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방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IAEA가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다시 필요하다면 북한으로 IAEA의 사찰단 또는 인력을 파견할 준비가 돼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약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IAEA가 더 큰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문제(북핵)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대화의 창구를 열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도) 필요하다고 결정한다면 IAEA가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대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있어 IAEA가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스스로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했고 저는 계속적으로 핵 무기 사용은 안된다고 얘기했다”며 일축했다. 그는 “핵무기 사용에 있어서는 핵태세라고 해서 이어지는 정황이 있다”면서 “이번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금 제가 집중하는 것은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이 아닌 핵 사고 위험성”이라며 “실제적인 핵사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언급,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으로 지속적으로 포격을 받거나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며 “전력공급 중단으로 냉각시스템이 멈추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한에 앞서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 각각 회담하고 관련 논의를 주고받았다. 다음 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다양한 기관 관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성공을 거둘지 제가 이 자리에서 보장할 수 없지만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인근에 안전 보호 구역을 만드는 것은 실질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최대한 빨리 설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5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국·호주·영국 간 외교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비경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기술적 교류가 초기 단계”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저도 이 같은 결정이 이 지역에 어떤 정치적 여파를 가져올 지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이 시스템에 있어 미국, 영국, 호주가 어떤 ‘리액터(reactor·원자로)’를 사용할지, 어떤 기술을 적용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이 내려진 이후 어떤 기술적 활동이 필요한지를 봐야 한다”며 “(군비경쟁) 확산의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원칙으로 해서 프로세스(방류 과정)에 대한 모든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고자 한다”며 “처리수를 방류할 때 모든 절차에 있어 통제된 형태로 국제안전기준을 준수하면서 방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AEA가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처리 과정을 검증하기 위해 직접 파견한 현장조사단에 대해 “일본 규제 당국이 필요한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게 첫째”라며 “도쿄전력 시설을 점검해 제대로 된, 확고한 프로세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저희가 후쿠시마 쪽 물 샘플을 한국원자력기술안전원(KINS)로 보내 KINS가 실험실에서 이것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 등) 다른 국가 실험실에도 이 같은 물 샘플을 보낸다. 이것은 어떤 조작도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일본 당국과는 실시간 방류하는 ‘처리수(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가리키는 용어)’ 특징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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