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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벤투의 배려, 월드컵 기간 큰 힘 됐죠”

선수들 한마음 뭉친 게 16강 비결

가족 만남 시간 제공도 긍정 효과

기량 유지하며 다음 월드컵도 기대

손준호(오른쪽)가 3일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2 대 1 승리를 거둔 뒤 울고 있는 손흥민을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기간 중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배려가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손준호(30·산둥)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꿈의 무대에서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며 “포르투갈전 승리 후 16강 진출을 확정했을 때는 축구를 하면서 제일 큰 행복을 느꼈다. 지금 경기를 다시 돌려봐도 소름이 돋고 눈물도 맺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카타르행이 확실하지 않았던 선수 중 하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출입국자 방역 정책 때문에 한동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때는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손준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9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1년 만에 잡은 기회를 붙잡았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훈련에 임했다”는 그는 지난달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은 결과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벤투호가 기적의 16강행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26명의 선수가 한마음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손준호는 “저를 포함한 뒤에 있던 모든 선수가 한 경기라도 뛰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면서 “뛰지 못한 선수들도 티를 내지 않고 열심히 훈련한 점이 팀에 큰 플러스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벤투 감독의 작은 배려도 큰 힘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에 처음으로 선수들의 가족을 공식 초청했다. “대회 기간 중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왔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벤투 감독도 결과와 상관없이 경기 다음 날 오전부터 점심까지 가족과의 시간을 줬다. 아내와 딸, 부모님과 장모님이 응원을 왔었다는 손준호는 “가족은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된다. 가족과의 시간 후에는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선수들은 감독님께 고마워했다. 사소한 부분이 힘을 줬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월드컵을 통해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유럽 진출에 대해서는 “제 나이가 너무 많지 않냐”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4년 뒤 기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월드컵도 꿈꿀 수 있다. 부상 없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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