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한파가 몰아친 18일 호남과 제주에 폭설이 내려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는가 하면 교통사고와 한파 피해도 잇따랐다. 한라산과 내장산 등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와 일부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제주·김포·광주·김해·대구 등 전국 공항을 오가는 여객기 109편이 결항됐다. 제주공항에서는 출발·도착 항공편 100편이 결항했고, 141편이 지연 운항했다. 결항이 속출하면서 제주공항 대합실은 비행기표를 구하려는 관광객과 지연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제주공항은 오후 1시 이후 정상 운영이 재개됐다.
광주공항은 오전 10시 30분까지 출발하는 6편의 항공편과 오후 11시 40분까지 도착하는 6편의 항공편 등 모두 12편의 항공편이 운항을 취소했다.
무안국제공항 역시 태국 방콕을 향하는 국제선 비행기가 지연되고 있고 국내선 출발·도착 4편이 결항했다. 군산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오전 항공편도 결항했다.
강풍·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포항∼울릉도와 목포∼제주도 등 전국의 57개 항로 운항도 통제됐다. 전남에서는 여객선 전 항로 운항이 중단됐고, 전북에서도 군산∼어청도와 군산∼석도 등을 오가는 4개 항로가 이틀째 통제됐다. 제주와 진도, 상추자도를 잇는 여객선 4편도 결항했다.
전국 곳곳에서는 한파 피해가 발생했다. 폭설이 내린 제주도에서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모두 34건의 눈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만 눈길 미끄러짐 사고로 모두 14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서귀포시에서 눈길 교통사고로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많은 눈이 내린 전남 보성군 한 도로에서는 이날 오전 3시 4분께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넘어져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해남과 벌교 등지에서는 차량이 눈이 쌓인 오르막을 오르지 못해 소방당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강풍에 간판·펜스 등 시설물이 떨어지거나 쓰러졌다는 신고도 잇따라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위험물을 제거하기도 했다.
한라산·내장산·다도해 등 주요 국립공원 7곳의 77개 탐방로도 모두 출입이 통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 강원 미시령 옛길, 충남 질고개 등 지방도로 11곳도 차량 운행이 막혔다.
제주 서성로 전 구간은 모든 차량의 통행이 통제됐고, 516도로 제주대사거리∼서성로 입구 삼거리 구간은 체인을 부착한 대형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평화로와 비자림로 명도암 입구∼516도로 교차로 구간, 제1산록도로 전 구간, 제2산록도로 전 구간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 장비를 설치해야만 운행할 수 있다.
제주도는 월요일인 19일 출근길에 대비해 오전 7∼8시 이용객이 많은 6개 노선 버스 운행을 1∼2회 늘리기로 했다. 광주시는 다음날 출근시간대 지하철을 4편 늘리고 공무원 출근시간을 10시로 1시간 늦췄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를 보였다. 이날 오전 설악산이 영하 23.1도까지 떨어졌고 철원 임남 영하 22.4도, 향로봉·홍천 내면 영하 22.1도, 평창 면온 영하 22도, 홍천 서석 영하 21.7도, 횡성 청일 영하 20.9도, 경기지역 영하 20도 등이다. 기상청은 19일 오전까지 광주, 전남, 전북 지역에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하면서 "보행 안전과 교통사고,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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