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소담이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영화 ‘유령’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자신의 자리에 돌아온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유령’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와 이해영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은 이들이 외딴 호텔에 갇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용의자들은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진짜 유령은 멈출 수 없는 작전을 펼치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박소담은 총독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 역을 맡았다. 유리코는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 비서 자리까지 오른 야심가이자 수완가로, 도발적인 매력의 소유자다. 박소담은 “유리코는 가둬둘 수 없는 인물이다. 바람처럼 어디든 갈 수 있는 캐릭터”라며 “나도 시나리오를 읽으며 그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궁금해졌다. 모든 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박차경 역의 이하늬는 “박소담이 아니면 유리코를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정말 매혹적이고 저렇게 단단함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했다”며 높은 싱크로율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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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해영 감독과는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유령’ 역시 이 감독에 대한 신뢰로 선택하게 됐다. 그는 “하나의 배역으로 5~6개월을 보낸 것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 처음이었다. 정말 잘 모를 때였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셨다”며 손 내밀어 준 이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소담에게 ‘유령’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작품이다. 지난해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던 그의 스크린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건강 문제로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 ‘특송’ 홍보 일정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많이 힘든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다. 쑥스럽지만 이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때 감독님이 내 손을 잡아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 찍은 작품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감독님 덕분에 좋은 선배님들 만나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다카하라 카이토 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해수는 “오랜만에 박소담을 만나서 정말 좋다. 건강하고 여전히 예쁘고 아름답게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복귀를 축하하기도.
박소담은 내년 개봉을 앞두고 마음가짐도 특별하다. 그는 “많은 분들께 걱정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했다. 몸과 마음도 건강하자고 팬들에게 이야기했는데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정말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이 시간에는 수술하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누워 있었다. 올해 연말은 정말 다르다”며 “내년 1월에는 ‘유령’을 개봉하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또 다른 시작이 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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