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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가동률 78%… 전시 상황인데 기업 발목 잡을 때인가


글로벌 경제 한파로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80% 아래로 떨어졌다. 20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가동률을 공시한 200개 기업의 올해 3분기 평균 가동률은 78.4%로 전년 동기(80.5%)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3분기(79.4%)보다도 낮은 수치다. 심지어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자재 업종의 가동률은 70.5%에 그쳤다.

우리나라 수출의 최대 품목인 반도체도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조 8000억 원에서 5조 8200억 원으로 25%나 내려잡았다. 그러면서 “메모리 다운사이클 등에 따라 내년 삼성전자의 수익도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에 열린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전시(戰時) 같은 위기감이 감돌았던 것도 스마트폰 공장 가동률이 72.2%까지 주저앉은 탓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은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국의 전략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정글에서 도태되지 않게 하려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지금은 대기업의 수출·내수 침체에 이은 투자·고용 한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슈퍼 초부자 감세” 운운하며 정부의 법인세 인하안에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의 편가르기 정치와 기업 발목 잡기로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진다면 거대 야당의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비상 처방을 하지 않으면 대기업들의 생존이 불투명해지고 국민은 고용 한파로 고통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라도 민주당은 우리 기업들이 경제 혹한기를 넘겨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예산·금융 지원과 세제·노동·규제 개혁 등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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