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23일 두 번 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사실대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심문 출석을 위해 이날 서울서부지법을 찾은 이 전 서장은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박원규 서울서부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 대한 구속 심문에 들어갔다.
송 전 실장은 취재진을 피해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 송병주(51)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이 23일 다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이달 5일 1차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 18일 만이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또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한 직후 자신이 실제보다 48분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고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직접 검토하고도 바로잡지 않은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있다.
송 전 실장은 참사 당일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차도로 쏟아져나온 인파를 인도로 밀어 올리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가 적용됐다. 상관인 이 전 서장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고 현장 통제도 미흡하게 해 구조를 지연시킨 혐의도 받는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달 1일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이에 특수본은 보강 수사를 벌여 이 전 서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