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에 대해 ‘야당 파괴 수사’라고 맹공하고 있다. 이 대표도 연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겠다”며 검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28일 소환 조사 거부를 시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환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는 23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이틀째 작심 비판을 퍼부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소환 대상은 자신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 가족이라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을 향해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인지 물을 게 아니고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할 거냐고 먼저 물어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소환해야 할 사람은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피의자들은 구형 재판까지 마쳤다. 왜 김 여사만 열외냐”고 반문했다.
당 차원의 대응도 이어졌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를 범죄자로 낙인 찍겠다며 검찰이 그릇된 집착을 하고 있다”며 “8개 부서 60여 명의 검사가 이 대표 관련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제대로 된 물증 하나 제시하지 못한다. 성남FC에서도 뭐가 안 나오면 다음은 쌍방울이냐”며 “카드 돌려 막기 하듯 피의 사실을 흘리며 언론 플레이만 반복하는 검찰의 행태는 잠깐은 몰라도 영원히 국민을 속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28일 예정된 검찰의 소환 조사에는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의 광주 일정이 예정돼 있는데도 검찰이 일방적으로 소환일을 통보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 대표가 자신이 아닌 윤 대통령 가족 소환 여부를 물어보라고 강조한 것도 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 조사에 계속 불응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서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KBS) 인터뷰에서 “검찰에 당당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출두를 놓고 지도부는 물론 친명계·비명계에서도 각각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추가 소환 조사에 대해 “(이 대표가) 당당하게 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고위원회나 가까운 분, 고문 등 여러 명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생떼”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경기도 성남시에 연고를 둔 대기업들이 총 178억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냈다”고 지적한 뒤 “어느 FC 후원금을 기업들이 이렇게 몇 십 억씩 내는 경우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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