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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시죠?" 올해 4700만원 두고 간 '경남 기부 산타'

22일 익명 기부자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한 성금과 편지.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난 익명의 기부자가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경남모금회)에 4700여만 원을 전했다.

경남모금회에 따르면 최근 사무국에 익숙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 왔다. 매년 이맘때 걸려 오는 익명의 기부자 목소리였다.

기부자는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며 “중증 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병원비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며 “크리스마스 보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남긴 뒤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마친 모금회 직원은 모금함 뒤에서 두툼한 신문 뭉치를 발견했다. 신문지 안에는 손편지와 함께 5만 원권, 1만 원권 등 총 4749만 4810여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그가 쓴 편지에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이하 아동들의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편지의 말미에는 “2022년 12월 어느 날”이라고만 덧붙였다.

이 기부자는 수년째 신분을 밝히지 않고 연말마다 경남모금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은 물론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발신 제한 번호로 “기부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온다고 한다.

그는 올해만 해도 3번이나 기부 의사를 밝혔는데, 지난 3월에는 강원·경북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에 600만 원, 지난 11월에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족 지원에 1000만 원의 성금을 보냈다.

올해만 6000만 원 넘게 기부를 한 그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41차례에 걸쳐 총 5억 4500만 원을 기부했다.

경남모금회 관계자는 “보내주신 성금과 손편지를 보니 지난 1년간 기부를 준비한 마음이 느껴진다. 기부자님의 바람대로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며 “매해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내주시는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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