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앞질러 ‘칼치기’ 한 ‘초보운전’ 경차와 이에 보복운전을 한 버스기사의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누리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도 “누가 더 잘못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짚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지켜보는 입장에서 둘 다 참 안타까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북단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한 광역버스와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인 모닝이 아찔하게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모닝은 2차로에서, 광역버스는 3차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이때 모닝이 방향지시등을 켠 뒤 버스 앞으로 차선을 변경했고, 갑자기 나타난 경차에 버스는 깜짝 놀란 듯 급정거한 뒤 경적을 세게 울렸다.
A씨는 “제가 보기에도 버스와 경차의 간격이 너무 좁게 느껴졌고, 경차인 탓에 버스 기사는 더욱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경차 운전자가 초보라서 모르나 보다 했다”고 말했다.
이후 버스는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더니 곧바로 3차로를 침범하면서 모닝 옆으로 바짝 붙기 시작했다. 버스는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듯 말 듯 모닝을 위협했다.
인도 쪽 방호벽으로 몰린 모닝은 버스를 피해 잠시 정차했고 그 사이 버스는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A씨는 “다리 위에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경차를) 압박하며 추월했다. 경차 운전자의 ‘초보운전’ 스티커가 안타까웠다”라며 “버스 기사는 초보운전 스티커도 안 보일 거리에서 ‘칼치기’를 당한 거냐. 누가 더 잘못한 거냐”고 물었다.
한 변호사는 양측 모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닝 차주에게는 “버스 운전석은 높이 있어서 멀리 보기 때문에 아무리 바로 앞에서 깜빡이를 켜고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운전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하마터면 큰 사고 날 뻔했다. 깜빡이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사고 났으면 100대 0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버스 기사에게는 “사고 났다면 버스는 보복운전에 해당한다”면서 “화가 나더라도 (버스는) 이렇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신고하면 위험한 물건(자동차)을 이용한 특수협박, 보복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 100일 동안 운전 못 한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다수는 ‘버스기사의 깊은 분노가 충분이 이해된다’, ‘(버스기사는) 참된 스승이다. 초보운전자에게 확실히 운전방법을 알려줬다’, ‘모닝 차주의 운전습관이 고쳐졌길 바란다’, ‘얼마나 죽고 싶었으면 버스 앞에서 칼치기를 (시도하나)’ 등 모닝 차주를 질책하는 댓글을 남겼다.
버스기사를 향한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둘 다 잘못은 있지만 버스는 사람들의 목숨을 쥐고서 운전하기 때문에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버스 기사 심정은 이해되지만 방법은 잘못됐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승객들의 안전을 담보로 한 저 버스의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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