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속절없이 떨어졌던 집값이 내년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전국적인 ‘대세 하락’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집값 반등은 2024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25일 서울경제가 건설주택포럼·건설주택정책연구원과 함께 부동산 전문가 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 조사에서 전문가의 94.5%는 내년 상반기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5.5%는 내년 전국 집값 하락률이 ‘5%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3~5% 하락’을 선택한 응답은 22.7%, ‘1~3% 하락’을 꼽은 답변은 16.4%였다. 반면 현 상태에 머물거나(보합) 소폭의 상승을 점친 전문가는 각각 2.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집값 하락을 전망한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상(56.7%)’이었으며 그다음으로 ‘매수 수요 및 투자심리 위축(30.8%)’ ‘집값 추가 하락 우려(9.6%)’ 등이 지목됐다.
전문가 중 31.7%는 ‘2024년 하반기’에나 집값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최소 1년 이상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2024년 상반기’를 꼽은 비율은 25.0%였다. 하락세가 2년 넘게 이어져 2025년 상반기나 돼야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의견도 14.4%에 달했다.
윤주선 건설주택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 대다수가 2023년 부동산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며 “다만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나 2024년 4월 총선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에 따라 추가 하락 폭이나 반등 시점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공동 설문 조사는 건설·부동산개발·부동산금융·부동산정책 및 연구 분야·학계 등에 종사하고 있는 건설주택포럼 회원들과 서울경제가 엄선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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