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레고랜드가 시공사 현대건설(000720)과 수백억원대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레고랜드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비 300억원을 레고랜드코리아에 상환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레고랜드 테마파크 시공권을 따냈으며, 공사 완료 시 약 1500억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레고랜드 사업은 춘천 하중도 106만여㎡ 부지에 레고블록으로 이뤄진 테마파크와 호텔, 리조트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강원도와 멀린엔터테인먼트가 각각 800억원과 1800억원을 투자해 이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시행사는 강원도와 멀린엔터테인먼트가 대주주로 있는 강원중도개발공사다.
지난 5월 레고랜드는 정식 개장했지만, 현대건설은 개장 이후에도 공사에 투입된 금액을 다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지급 공사비의 대부분은 설계 변경에 따라 추가된 공사비로, 업계에 따르면 300억원 가량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상환이 늦어질 경우 중재신청을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중재를 통해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소송까지 가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레고랜드는 공사비 가운데 일부 미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의 견해가 달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테마파크 내부 공사를 늦게 마치는 등 채무를 제 때 이행하지 못한 책임이 있어 현대건설이 레고랜드에 지급해야 할 지체 보상금(150억원 가량)이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현대건설은 지체보상금을 산출한 근거를 레고랜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현재 이 문제를 두고 서면을 통해 한 차례 입장문을 주고 받고 있다.
한편 레고랜드는 지난 9월부터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일련의 자금난을 가리키는 ‘레고랜드 사태’의 주인공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도의 재정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 보증을 하지 않고 부도처리 하면서 채권·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지자체와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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