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사면을 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떠오른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지사도 대선병에 걸린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민주주의의 핵심 기반인 대통령선거를 조작했던 반(反)민주 중범죄자로서 그야말로 헌정 농단의 주역인 자가 자기 죗값에 대해 백번 천번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마치 영웅처럼 행세하고 있다"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하다"고도 적었다.
김 의원은 또한 "아마도 김 전 지사는 속으로는 향후 대선 도전을 위한 정치적 발판을 마련했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김 의원은 "온갖 범죄혐의에도 불구하고 '방탄의원단'을 내세워 당대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어쩜 이렇게 판박이인지, 민주당은 마치 후안무치 양성소 같다"면서 "세상이 바뀐 줄도 모르고 그냥 화석으로 굳어버린 86세대 운동권 논리에 함몰된 한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는 정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며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 전 지사는 이날 0시 창원교도소를 나오면서 이번 사면에 대해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배우자를 통해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불원서에서 특별사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사면, 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어 덧붙여 김 전 지사는 "(이번 사면이)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김 전 지사는 "제가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토해 더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걸음이 되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면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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