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0대 유학생이 독일 라인강변 뒤스부르크 시내 한복판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으로부터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모욕과 공격,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독일 뒤스부르크 시내 주택가에서 유학생 하모(29) 씨에게 남성 2명이 접근해 "혐오스러운 중국인", "중국인을 다 죽이겠다"고 아시아인 혐오를 드러내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
하 씨가 지나는 시민들에 도움을 요청하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고 두 남성은 도주했다.
하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집 앞에 산책하러 나갔는데 갑자기 남성 두 명이 접근해 동양인 혐오 발언을 퍼붓더니 얼굴 등을 폭행했다"며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꼭 끌어안고 주먹세례를 받아 왼쪽 눈과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밥 먹듯이 일어난다는 게 문제"라면서 "살해 협박까지 받은 만큼 또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기도록 가해자가 잡혀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 씨는 독일 경찰이 자신의 요청에도 도주한 남성들을 쫓지 않고 미온적으로 행동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독일대사관 측은 뒤스부르크와 관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찰에 미온적 행동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수사를 조속히 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뒤스부르크 경찰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국적자 관련 사건이 접수돼 보안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상해와 모욕에 더해 인종차별주의 혐의도 있어 보안대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독일 통합이민연구센터가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 내 아시아계 700명 등 4500명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중 49%는 팬데믹 속에 직접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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