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최초 불이 난 트럭 운전사가 주행 중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최초 화재 차량인 5t 폐기물 집게 트럭 운전자 A씨로부터 “운전 중 갑자기 에어가 터지는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화재가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씨는 “차량 조수석 밑쪽(차량 하부)에서 불이 나서 차량을 하위 차로(3차로)에 정차하고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다”며 “그러나 불길이 잡히지 않아 대피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트럭에서 발생한 화재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트럭 운전자 A씨는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입건된 상태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께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에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3분의 1지점 부근을 지나던 A씨의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터널 벽으로 옮겨붙으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 완전히 진압됐지만, 총 길이 830ｍ 방음터널 가운데 600ｍ 구간이 불에 타고 이 구간에 있던 차량 45대도 소실됐다.
이 화재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5명은 불이 난 차로 반대 방향인 성남에서 안양 방향 차로의 승용차 4대에서 각각 발견됐다. 승용차 2대에서 각 1명, 또 다른 승용차 1대에서 2명, SUV 차량 1대에서 1명이다.
아울러 41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 소방 당국은 “당초 사상자 수가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4명 등 42명이었지만, 하루 사이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호소한 피해자가 4명이 추가로 나와 총 사상자 수가 46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30일 오전 11시께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등 관계자 25명과 합동 현장 감식에 착수했다. 감식은 최초 불이 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발화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뤄질 예정이며, 경찰은 이와 함께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 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에 대해서도 도로 건설·유지 및 보수 등 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또 경찰은 오늘 중 A씨에 대한 2차 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A씨의 진술을 비롯해 주변 CCTV 및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사고 당시를 재구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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