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뉴스레터 <지구용> 에디터가 은근히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박람회, 바로 디자인 관련 박람회입니다. 친환경이 디자인 업계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해마다 관련 제품과 아이디어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요. 올해는 정말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환경 관련 부스가 많았어요. 전시장 정중앙에 제일 큰 규모로 서울새활용플라자 관련 부스들이 자리했을 정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만난 알토란 같은 친환경 아이디어들 전해드릴게요.
통영굴 플라스틱, 우유팩 실...새로운 친환경 소재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스는 바로 통영굴로 플라스틱을 만든 그린 오션스의 부스였습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첨가제(충진제)로 탄산칼슘이 10% 정도 들어가는데요. 이를 굴껍질(주성분이 바로 탄산칼슘!)로 대체한 거에요. 여기에 더해 플라스틱 활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굴껍질 함유량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렸다고 해요. 물론, 플라스틱은 여전히 플라스틱이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고 버려지는 굴껍질도 업사이클링할 수 있어 나름의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굴 생산국이에요. 2020년 통영에서만 35만톤의 굴을 생산했는데 이 중 껍질 무게만 31만톤이라고. 정부의 허가를 받은 업체들이 바닷속에 껍질을 폐기하는데, 이로 인해 바닷속이 사막화되는 등 폐해가 크다고. 다 좋은 통영굴 플라스틱의 아쉬운 점은 현행 제도상 재활용이 어렵다는 거에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통영굴 원료 비중을 높이면 높일수록, 불순물이 높은 것이 돼 재활용이 어려워진대요. 그린오션스는 "내부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이 외에도 우유팩과 폐지로 만든 재활용 종이실을 엮어 마치 라탄 제품처럼 보이는 리코셰의 공예 제품, 종이로 분리배출해도 되는 GEO의 테이프 등이 눈에 띄었어요. 요새 많이 보이는 종이 테이프 대부분은 실리콘으로 코팅한 제품인데요. 그래서 일반 테이프와 마찬가지로 박스에서 완전히 떼어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하지만 GEO테이프의 제품은 왁스 코팅을 해서 종이로 배출해도 된대요.
언제까지 키링, 파우치만? 스케일 커진 업사이클링 제품군
폐플라스틱 업사이클, 취지는 좋지만 제품이 다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에요. 치약 튜브 짜개나 키링, 비누 받침 등이 대부분이었죠. 이번 서디페에서는 폐플라스틱으로 더 다양하고 큰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였어요. 위 사진 속 가구들은 합판과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들이에요. 노플라스틱 선데이와 저스트프로젝트가 함께 기획해 가구 및 조명 디자이너들이 시범적으로 만들어 본 것인데요.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한참 구경했답니다.
친환경 패션 아이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어요. 사실 친환경 패션템도 메신저백과 카드지갑 위주였잖아요? 근데 이번에 보니 서핑, 아웃도어 브랜드도 나왔더라고요. 이날 만난 오버랩이라는 브랜드에서는 수명을 다한 패러글라이더, 텐트, 요트돛 등을 활용해 아웃도어 용품을 만들어요. 디자인이 젊고 제품군도 다양하더라고요. 여행이나 캠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홈페이지 구경해보세요. 서핑이 취미이신 분들은 재생 플라스틱과 생분해 소재로 서핑 용품을 만드는 네이키드 서프 클럽 한 번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반려동물 용품도 친환경이 대세
친환경 반려견 용품은 디자인 페어나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분야입니다. 위의 사진 속 강아지 옷들은 모두 주인이 더이상 입지 않는 옷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이 부스의 주인공 볼비는 주인의 헌옷을 업사이클링해 반려견 옷으로 바꾸는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주인의 냄새가 배어있어 반려동물이 편안함을 느낀대요. 슬개골 탈구나 사고 때문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보조기도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나와요. 의료용 반려동물 재활보조기를 만드는 네발로에서 이번에 새롭게 폐플라스틱 보조기를 만들었어요. 아직 시중에 판매되고 있진 않지만 조만간 출시해서 반응을 볼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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