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신년사를 생략했다.
새해 첫날인 1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6일 동안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전날 김 위원장이 600㎜ 초대형 방사포 증정 행사에 참석해 군수 부문 간부와 노동자에게 한 연설 전문도 함께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부터 2019년까지 육성 신년사를 거르지 않고 진행해왔다. 그러나 2020년과 지난해에는 전년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고로 신년사를 대체했고, 직전 해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2021년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전 주민 앞으로 친필 연하장을 게재했다. 올해도 전원회의 결과 보고와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 연설로 사실상 신년 메시지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새해 분야별 과업을 제시하는 메시지로 통상 대내 정책, 대남메시지, 대외정책 등의 순으로 구성됐다.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은 북한에서는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지침이다. 김일성 주석은 생전 모든 신년사를 거의 육성으로 발표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노동신문과 청년전위, 조선인민군 3개지 공동사설 형식으로 게재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육성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전쟁 위기까지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180도 뒤집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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