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해 초부터 정부 여당에 대해 일손을 놓고 있다며 거세게 공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민생 경제가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섰다”며 “국정 책임의 실종, 정치의 부재, 폭력적 지배가 활개를 치는 난세가 됐다”고 여권을 맹비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여당이) ‘방탄 국회’니 하며 일하지 않을 핑계를 이리저리 찾는 상황”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더니 새해 초에는 국정과 정치의 모든 책임을 여권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23년도 예산안은 법적 기한(12월 2일)을 3주나 지나서야 국회를 통과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까지 넘긴 ‘최악의 지각 처리’였다. 반도체 등 우리 전략산업이 위기를 맞았는데도 법인세 최고 세율은 25%에서 24%로 1%포인트 찔끔 인하하는 데 그쳤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2%)에 비해 여전히 훨씬 높다. 모두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몽니를 부린 탓이 컸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등 일몰 법안도 의지만 가졌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는데 야당은 외면했다.
그래 놓고 민주당은 연초부터 일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열자고 한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염두에 둔 속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법에 따르면 정기국회 외에 2·3·4·5·6·8월에 임시국회가 예정돼 있으므로 1·7월에 임시국회를 소집하면 이 대표는 1년 내내 체포동의안 부결로 불체포특권을 누릴 수 있다. 민주당이 방탄에만 주력하며 정부의 발목을 계속 잡으면 위기 극복은 어려워지고 결국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교토삼굴(狡兎三窟·토끼가 세 개의 굴을 준비한다는 뜻)’ 언급처럼 당내에서 지도부 교체 논의도 무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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