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에서 뒤늦게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컴퓨터 문서용 글씨체로 만든‘칠곡할매글꼴’이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
칠곡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와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MS워드와 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 등록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연하장 글씨체로 등장했다.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에는“위 서체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윤 대통령의 이 글씨체에 대한 애착은 2년 전 검찰총장 재직시에도 자신의 SNS에서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했다.
윤대통령은 “칠곡군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SNS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손글씨가 문화유산이 된 것과 한글의 소중함을 함께 기리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글씨체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권안자 할머니(사진)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글씨체는 칠곡군이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성인문해교실’을 통해 처음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의 글씨를 보존하기 위해 2020년 12월께 만들었다.
당시 칠곡군은 성인문해교실에서 공부한 할머니들의 글씨 400개 중 5명의 글씨체를 뽑았다.
아 할머니들은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을 연습했다.
칠곡군은 어르신들이 작성한 종이 1만여 장을 글꼴 제작업체에 의뢰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서체가 나오면서 한글사랑운동을 펼쳐온 역사학자 정재환 전 성균관대 교수와 외솔 최현배 선생의 손자 최홍식 전 연세대 명예교수가 홍보에 나섰다.
경주 황리단길에는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한 대형 글판이 내걸리고 한컴오피스와 MS오피스 프로그램에도 정식 탑재됐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 한글전용 박물관은 이 서체로 제작한 표구를 상설 전시했다.
해병대도 포항시 오천읍 교육훈련단에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한 입대환영 현구막을 내걸었다.
여기에 국립한글박물관은 칠곡할매글꼴을 USB에 담아 유물로 영구 보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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